[독서] 팩트풀니스 - 한스 로슬링

[독서] 팩트풀니스 - 한스 로슬링
Photo by Behnam Norouzi / Unsplash
✒️
한마디로 세상에 대해 생각하라. 전쟁, 폭력, 자연재해, 인재, 부패..., 상황은 안 좋고, 문제는 점점 심각해지는 것만 같다. 안 그런가? 부자는 부자가 되고 가난한 사람은 더 가난해지며, 빈곤층은 더욱 늘어간다. 극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자원은 곧 동나고 말 것이다. 적어도 서양인 대부분이 언론에서 보고 머릿속에 담아둔 그림은 그렇다. 나는 그것을 '과도하게 극적인 세계관'이라 부른다. 그런 세계관은 스트레스와 오해를 불러온다.
  • 한 줄 평: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을 다시금 생각해 볼 수 있는 책. 내용이 흥미로워 몰입하여 금방 읽을 수 있다. (5/5)

들어가며,

'우리가 세상을 오해하는 10가지 이유와 세상이 생각보다 괜찮은 이유'라는 부제가 암시하듯, 이 책은 우리가 세상을 얼마나 왜곡되게 바라보고 있는지 지적한다. 특히 요즘 들어 자극적인 사건 사고로 가득한 뉴스와 인터넷 속에서, 나는 과연 세상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있었을까 하는 의문이 들어 이 책을 읽어보게 되었다.

우리는 세상을 얼마나 오해하고 있을까?

내가 질문한 모든 집단은 세상을 실제보다 더 무섭고, 폭력적이며, 더 가망 없는 곳으로, 한마디로 더 극적인 곳으로 여겼다.

우리는 세상을 얼마나 오해하고 있을까? 저자는 책에서 13가지의 문제를 제시한다. 여기서 잠깐 예시로 4가지 문제를 풀어보자.


  1. 세계 인구의 다수는 어디에 살까?
    • A: 저소득 국가
    • B: 중간 소득 국가
    • C: 고소득 국가
  2. 지난 20년간 세계 인구에서 극빈층 비율은 어떻게 바뀌었을까?
    • A: 거의 2배로 늘었다
    • B: 거의 같다
    • C: 거의 절반으로 줄었다
  3. 오늘날 세계 인구 중 0~15세 아동은 20억이다. 유엔이 예상하는 2100년의 이 수치는 몇일까?
    • A: 40억
    • B: 30억
    • C: 20억
  4. 1996년 호랑이, 대왕판다, 검은코뿔소가 모두 멸종위기종에 등록되었다. 이 셋 중 몇 종이 오늘날 더 위급한 단계의 멸종위기종이 되었을까?
    • A: 2종
    • B: 1종
    • C: 없다.

정답은 다음과 같다. 1: B, 2: C, 3:C, 4: C

전 세계 수 천 명의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테스트의 정답률은 16%에 불과했다고 한다. 그리고 이는 교육 수준, 지적 능력 그리고 문화적 배경과는 크게 관련이 없었다.

대표적으로 지난 20년간 세계 극빈층의 비율을 묻는 문제 2번을 살펴보자. 정답은 (C: 거의 절반으로 줄었다)이지만, 한국에서 96%의 응답자가 오답을 선택했다. 대부분이 극빈층의 비율이 그대로거나, 늘었다고 답한 것이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저자는 이러한 현상이 우리의 본능적 직관이 세상을 비합리적으로 해석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우리는 생각 이상으로 세상을 오해하고 있다.

책에서는 우리가 세상을 오해하는 10가지의 본능을 소개한다.

  1. 간극 본능: 현실을 극과 극으로 이분법적으로 나누려 한다.
  2. 부정 본능: 좋은 것보다 나쁜 것에 더 주목한다.
  3. 직선 본능: 세상의 추이나 동향을 직선으로 설명하려 한다.
  4. 공포 본능: 나에게 두려운 것이 곧 실제로 위험한 것이라 생각한다.
  5. 크기 본능: 비율을 왜곡해 사실을 실제보다 부풀리려 한다.
  6. 일반화 본능: 사람들은 성급하게 범주화하고 일반화하려 한다.
  7. 운명 본능: 타고난 특성이 사람, 국가, 종교, 문화의 운명을 결정할 것이라 생각한다.
  8. 단일 관점 본능: 내가 가진 관점으로만 문제의 답을 찾으려 한다.
  9. 비난 본능: 왜 안 좋은 일이 일어났는지 명확하고 단순한 이유를 찾으려 한다.
  10. 다급한 본능: '지금 아니면 절대 안돼'라는 생각에 크게 이끌린다.

책에서는 각 챕터 별로 우리의 본능이 어떻게 세상을 오해하고 있는지, 실제 세상의 사례와 함께 알려준다. 여기에 흥미로운 내용이 많아 직접 책으로 읽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마치며,

저자는 세상이 분명히 나아지고 있으며, 발전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막연한 낙관론에 빠지거나, 세상일에 무관심해도 된다는 의미는 아니다. 오히려 우리가 세상을 제대로 바라봐야만 진정으로 해결해야 할 중요한 문제들을 직시할 수 있다고 말한다.

돌이켜보면, 나 또한 특정한 생각의 틀에 갇혀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믿고 싶은 것만 믿지는 않았을까 반성하게 된다. 우리의 인식이 얼마나 왜곡될 수 있는지, 그리고 그것이 어떤 방식으로 작동하는지를 깨닫는 과정은 의미 있는 경험이었다.

그렇다면, 책의 제목처럼 어떻게 하면 편견과 오해를 걷어내고, '팩트'를 직시할 수 있을까?
우리가 정말로 집중해야 할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팩트풀니스는 단순히 세상이 좋아지고 있다는 사실을 강조하는 책이 아니다. 오히려, 감정적이고 본능적인 판단을 경계하고, 데이터와 사실을 기반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태도를 기르라고 조언한다. 이 책을 통해 불안과 공포, 이분법적인 사고에서 벗어나 세상을 더 넓고 깊게 이해하는 법을 배울 수 있었다.

세상은 결코 단순하지 않다. 그러나 우리가 더 정확한 사실을 바탕으로 판단하고 행동한다면, 편견과 오해를 넘어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지 않을까.

누구나 하루아침에 사실에 근거해 세계를 바라볼 수 있을까? 큰 변화는 언제나 상상하기 힘들다. 하지만 분명히 가능하며, 나는 두 가지 단순한 이유에서 그러한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고 생각한다. 첫째, 정확한 GPS가 길 찾기에 더욱 유용하듯 사실에 근거한 세계관은 삶을 항해하는 데 더욱 유용하다. 그리고 어쩌면 더 중요한 둘째 이유는 사실에 근거해 세계를 바라볼 때 마음이 더 편안하다는 것이다. 대단히 부정적이고 사람을 겁주는 극적인 시각에서 벗어나 사실에 근거해 세계를 바라보면 스트레스와 절망감이 적다.
그런 시각으로 바라보면 세계는 생각만큼 그렇게 나쁘지 않다.
그리고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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