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당신이 너무 바쁘다는 착각 - 스즈키 유
- 한줄평 : 시간 관리에 대해 고민이 있다면 추천하는 책! 엄청 새롭거나 처음 보는 시간 관리 기법들이 나오지는 않는다. 부담스럽지 않게 가볍게 읽을 수 있다. (3/5)
들어가며
책 제목인 "당신이 너무 바쁘다는 착각"부터 요즘 내가 딱 느끼는 생각이라 끌렸던 책이다. 요즘 학교 수업에 이것저것 일도 병행하면서 늘 마감 시간에 쫓기고, 매일매일이 바쁘다고 느끼며 숨 가쁘게 보내는 것 같다. 하지만 문득 돌아보면 정작 바쁘고 정신 없이 보냈다고 생각하는 것이 반해 많은 일들을 효율적으로 해내고 있지 않다는 생각이 자주 들었다. 어떻게 하면 시간에 쫓기며 살지 않을 수 있을지 궁금하여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애초에 시간은 관리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저자는 우리가 시간 관리에 대해 다음 3가지 진실을 오해하고 있다고 한다.
- 시간 관리 기술을 사용해도 업무 효율은 그다지 오르지 않는다.
- 시간 효율을 신경 쓸 수록 업무 효율은 떨어진다
- 시간은 관리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다.
많은 서적에서 시간은 관리를 통해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저자는 애초에 시간은 관리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며, 시간 관리 기술이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한다.
예를 들어 우리가 시간 효율을 신경 쓸수록 터널링에 빠져 판단력이 떨어진다고 한다. 터널링이란 특정한 것만을 바라보고 나머지를 바라보지 못함으로써 주변의 대부분을 놓쳐버리는 현상을 일컫는다. 우리가 시간 효율을 따지느라 짧은 시간에 여러 가지 일을 채워 넣은 결과, 정작 중요한 일은 깜빡 잊어버리거나 무리한 요청을 덜컥 받아들여 기한을 못 맞추는 일이 일어나는 등 오히려 시간을 관리하거나 효율적으로 쓰려는 시도가 결과적으로 정작 시간을 잘 못쓰게 만들 수도 있는 것이다.
시간의 흐름은 착각일 뿐이다
우리는 시간의 흐름을 어떻게 느끼고 있는 것일까?
시간은 물리적인 성질을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니고, 우리에게 시간을 느끼는 별도의 감각 기관 또한 있는 것이 아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인간은 '시간의 흐름'을 느끼는 것이 아니라 세계의 변화율을 '시간'이라고 부르는 것이라고 한다.
인간의 뇌는 생존을 위해 과거와 미래의 변화율을 계속해서 빠르게 계산한다. 그리고 우리는 이 과정을 시간이 흐른다는 감각으로 체험하는 것이다.
- 과거: 지금 상태 전에 발생했을 확률이 높은 변화를 뇌가 기억에서 유추한 것
- 미래: 지금 상태 다음에 일어날 확률이 높은 변화를 뇌가 예상한 것
따라서 저자는 시간 자체를 관리하는 것이 아닌, 나의 기억과 예상을 조정하는 것이 효과적인 시간 관리 기술이라고 주장한다.
사람마다 적합한 시간 관리 기술은 다르다
캘린더, 투 두 리스트, 시간 기록 등등 우리에게 알려진 정말 다양한 시간 관리 기술들이 존재한다. 저자는 사람들마다 적합한 시간 관리 기술이 다르다고 한다.
결론부터 말하면 각 기법이 적합한 사람은 다음과 같다.
- 캘린더
- 예상의 현실감이 떨어지는 사람
- TODO 리스트
- 미래의 예상이 너무 많은 사람
- 부정적으로 과거를 기억하는 사람
- 시간 기록
- 과거 기억의 오류가 너무 큰 사람
- 너무 긍정적으로 과거를 기억하는 사람
- If-Then Planning
- 미래의 예상이 너무 많은 사람
- 너무 부정적으로 과거를 기억하는 사람
즉, 미래를 예상하고 과거를 기억하는 방식에 따라 적합한 시간 관리 기술이 달라진다고 한다.
미래를 수정하기
저자는 각 유형에 맞는 시간 관리 기술을 안내한다. 모든 내용을 지면에 담을 수는 없어, 나에게 맞는 유형의 방법의 내용을 간단하게 정리해보았다.
미래를 예상하는 방식의 개인차는 크게 4 가지 유형으로 분류할 수 있다고 한다.
- 금욕형 : 미래의 나와 연결 고리가 강하고 해야 할 일이 명확한 상태
- 시간 계산도 잘 되고, 생산성도 높으나 인생의 즐거움을 놓치고 일에만 몰입할 수 있음
- 용량초과형 : 미래의 나와 연결 고리는 강하지만 해야 할 일이 너무 많이 떠오르는 상태
- 격렬한 초조함과 압박감을 느끼기 쉽고, 최종적으로 어떤 작업도 진행하지 못할 수 있음
- 무기력형 : 미래의 나와 연결 고리가 약하고 해야 할 일도 한정적 장면만 떠오르는 상태
- 미래 모습이 막연한 데다 구체적인 행동을 촉진하는 목표 수가 적기 때문에 무기력함과 게으름에 빠지기 쉬울 수 있음
- 간단추구형 : 미래의 나와 연결 고리가 약한데도 해야 할 일이 여러 장면 떠오르는 상태
- 먼 미래의 일에 현실감을 느끼기 어려운 탓에 중요도가 낮은 눈앞의 작업을 우선시하기 쉬우며, 나중에 시간을 낭비했다는 기분에 사로잡힐 때가 많음
나는 개인적으로 미래의 현실감도 뚜렷하지만, 미래의 예상도 많은 용량초과형이라고 생각했다. 특히 막상 해보니 별일 아님에도 압박감 때문에 어떤 작업도 진행하지 못하는 일이 많았던 것 같다.
저자가 용량 초과형에게 두 가지 방법을 제안한다.
Precommitment
- 미래 환경을 통제해서 자신을 관리하는 기술
- 미래의 현실감이 너무 뚜렷한 사람은 모든 시간을 생산성이 높은 작업에 사용하려고 하므로, 사전에 휴가 스케줄을 잡는 식으로 활용할 수 있음
- 구체적인 취미나 레저를 미리 할 일에 포함시켜보기
SSC 훈련
- Start, Stop, Continue의 약자를 딴 훈련으로 가치가 낮은 작업을 골라내어, 예상의 수를 가능한 한 줄이기 위해 개발
- 할 일의 종류가 너무 많은 탓에 정말 해야 할 일을 골라내지 못할 때 도움이 됨
- 다음 단계로 진행
- 일주일 간 할 일 목록 만들기
- 가치 질문하기
- 각 항목별로 1~5점 점수를 매겨보기
- Q1) 사회적 가치가 있는가?
- Q2) 긴급한 일인가?
- Q3) 나에게 가치 있는 일인가?
- Q4) 남에게 맡겨도 되는 일인가?
- 가치가 낮은 일을 찾아 분류하기
- 앞서 합계가 10점 미만인 할 일의 경우, 아래에 맞게 분류해보기
- 포기할 일: 바로 그만두어도 문제가 없는 일
- 위임할 일: 최소한의 수고로 다른 사람에게 맡길 수 있는 일
- 수정할 일: 내용을 재검토하면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일
실제로 런던 비즈니스스쿨의 연구 결과는 다음과 같다고 합니다.
- 사무 작업의 47%, 조정 업무의 41%는 다른 사람에게 위임해도 문제가 없다.
- 회사 외부에 연락하는 작업의 35%는 다른 사람에게 위임할 수 있다.
- 상사와의 인간관계를 구축하는 작업의 21%도 다른 사람에게 위임할 수 있다.
생각보다 나만이 반드시 해야만 하는 일은 적다고 합니다. 다른 사람에게 부탁하거나 위임하는 것도 중요한 역량 중에 하나라고 합니다.
- 그동안 삶을 일로만 채워와서 막막하지는 않았을까? 적절한 보상과 휴식을 미리 일정에 배치해보기. (Precommitment)
- 정말로 중요하고 가치 있는 일은 무엇일까? 꼭 나만이 해야 하는 일일까? 과감히 포기도 하고, 다른 사람에게 부탁할 수 있는 용기를 가지기. (SSC 훈련)
과거 다시 쓰기
앞서 미래 예측과 유사하게 과거도 4가지 유형으로 나눌 수 있다고 한다.
- 걱정형 : 과거의 기억은 맞지만 그 내용을 부정적으로 파악하고 있는 상태
- 부정적인 기억을 행동의 기준으로 삼기 때문에 유익한 작업에 손대지 못하고 허투루 보내는 시간이 늘어나는 경향이 있음
- 자신만만형 : 과거의 기억이 정확하고 이미지화가 명확한 상태
- 시간 계산을 잘하고 생산성도 높은 경향이 있으나, 다만 지나치게 긍정적으로 기억하는 경우에는 부작용이 일어날 수 있음
- 비관형 : 기억의 해석이 부정적인 데다 그 내용에도 오류가 많은 상태
- 미래가 불안하다고 여겨 중요한 작업을 시작하는 것을 피하기 쉬움
- 낙천형 : 과거의 시간 사용을 잘못 기억하지만 긍정적으로 해석하는 상태
- 잘못된 기억을 바탕으로 행동함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능력에 대한 자신감이 크기 때문에 일정을 잘못 짜고, 중요도가 낮은 작업에 시간을 낭비하기 쉬움
개인적으로 나는 낙천형이라고 생각한다. 과거의 경험을 너무 긍정적으로 해석하여, 어느 일의 시간을 산정할 때 타이트하거나 무리하게 짜는 경향이 많았다. 예를 들어 이전에 보고서 작성에 5시간이 소요되었음에도, 1시간 만에 끝냈다고 생각해, 다음에 계획을 세울 때도 현실성 없는 일정을 잡는 식이다. 그러다보니 당연하게 일정은 밀리고, 스트레스를 받는 식의 악순환이 이어졌었다.
저자는 낙천형에게 시간 기록하기와 시간 기록 유형 분석하기를 추천한다.
시간 기록하기
- 자신이 시간을 어떻게 썼는지 기록해 나가는 방법
- 10분 또는 15분 간격으로 시간 간격을 할당하고, 자신의 행동을 모두 기록하기.
- 그리고 각 행동 별로 A, B, C로 나눠 시간을 잘 사용했는지 평가하기
그리고 앞서 수행한 시간 기록은 다음과 같이 활용한다.
- 새로운 작업의 계획을 세우기 전에 기록에서 비슷한 작업을 찾기
- 그 작업에 걸린 시간을 참고해 스케줄을 짜기
시간 기록 유형 분석
- 시간 기록하기와 비슷하게, 시간을 기록하고 분석하고 분류하여 자신의 시간 사용법을 깊이 이해하는 기술
- 일주일치 작업 시간을 기록하고, 다음 단계에 따라 분석 수행
- 행동을 유형별로 나누기
- 시간 비율 계산하기
- 쓸데없는 시간 체크하기 (명확한 목적이 있는 시간의 경우 제외)
- 낭비 시간
- 헛수고 시간
- 타인 시간
- 틈새 시간
- 방해 시간
- 대처 시간
- 추가 시간
- 대책 세우기
- 비슷한 문제가 발생할 때를 대비하여 계획을 세우기
- Ex) 'SNS를 하고 싶거나 게임을 하고 싶을 때는 일단 잘 생각해보기'라고 종이에 써서 붙여두기
- 시간 기록은 이미 일기랑 캘린더, Rize로 어느정도 잘 하고 있다.
- 하지만 이들을 피드백하고 대책을 세우는 것이 부족하다.
- 매일 1회 이상 하루 있었던 일 중에 쓸데 없는 시간 하나를 고르고 이에 대한 피드백을 작성해보기
지루함 파고들기
저자는 현대인의 직선적인 시간 감각이 오히려 우리를 초조하게 만든다고 한다.
시간은 미래를 향해 일직선으로 나아가고,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다는 생각 때문에 항상 무언가에 쫓기는 듯한 느낌을 주어 압박하는 것이다.
하지만 애초에 18세기까지의 인류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이동하지 않았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예시버 대학의 타마르 아브넷) 즉, 과거에는 시간 흐름에 따라 행동 계획을 세우는 것이 아닌, '필요할 때 필요한 것을 얻는' 사건을 중심으로 계획을 세우고 하루의 흐름이 정해져 있던 것이다.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 시간의 흐름은 시대와 문화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 시간이 흐름을 받아들이는 인식은 우리의 시간 부족 감각에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시간 부족이라는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서는 '시간 흐름'이라는 인식을 바꾸어야 한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저자는 유연한 시간 인식을 위해 지루함 훈련을 제안한다.
지루함 훈련
- 지루할 것 같은 일이나 재미없는 일을 고르기
- 명상, 디지털 디톡스, 그림 감상, 어려운 책 읽기 등 평소 5분 이상 지속할 수 없는 것으로 고르기
- 선택한 작업을 1주일만 실천하기
- 매일 조금씩 늘려보아도 좋음
- 포인트: 명확한 목적을 품지 않고, 정기적으로 지루함에 자신을 노출시키고 그 감각에 익숙해지기
뇌는 인상적인 회상이 많을 수록 길고 알찬 시간을 보낸 것 같다고 느끼게 된다. 반대로 매일 똑같은 작업을 표면적으로 수행하면, 뇌는 특별한 시간을 보내지 않았다고 판단하여 시간이 빨리 지나간 기분이 드는 것이다.
즉, 뇌를 지루함에 익숙하게 하여, 평소에는 간과했을 사소한 정보들에 진심으로 흥미를 느끼고 시간의 여유를 체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 의도적으로 나를 지루한 시간에 노출 시켜보기 (비생산적인 일이라도 괜찮다.)
- Ex) 어려운 책 읽어보기, 명상, 노래 없이 산책 등
- 때로는 시계를 무시하고 하루를 보내는 것도 방법
마치며
요즘 시간 관리와 압박에 대한 고민이 많았는데, 이 책을 읽고 나니 시간에 대한 압박과 불안함은 당연한 감정임을 느꼈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시간 자체를 내가 어떻게 통제해야겠다는 생각보다 시간에 대한 나의 인식과 예측을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아야 함을 느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