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사고외주

[독서] 사고외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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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외주 | 홍진기 | 어크로스 - 예스24
“우리는 지금 ‘똑똑한 무능함’에 빠져 있다”과정 없이 결론만 얻는 시대, 인간은 무엇을 잃게 되는가?연세대 홍진기 교수, AI 시대 가장 조용하고 위험한 변화를 말하다매끄러운 문장 사이로, 어느 날부터 학생의 얼굴이 보이지 않기 시작했다. 연세대 화공생명공학…
  • 한줄평: AI에게 사유를 빼앗겨버린 우리에게 건네는 안내서 (5/5)

AI 없이 오롯이 내 힘으로 글 한 편을 써본 적이 마지막으로 언제일까?

요즘 AI에게 나의 많은 능력들을 빼앗기고 있다는 걸 느낀다. 이제는 AI 없이 코드 한 줄을 쓰지 못하고, 긴 글 하나를 AI 요약 없이는 끝까지 집중해서 읽지 못한다. AI가 우리에게 압도적인 편리함을 주었지만, 정작 그 속을 들여다보면 공허함만이 남는다. AI가 제공하는 화려한 보고서와 결과물 속에 점점 소화가 버거워진다.

저자는 이러한 현상을 똑똑한 무능함이라 한다. 결과물은 점점 더 똑똑해 보이지만, 정작 사람이 그 속의 결과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상태이다. AI가 내준 정답은 내 손 안에 있지만, 그 답을 얻기까지의 과정은 설명하지 못하는 일이 많다. 실제로 요즘 에이전트로 코딩을 할 때면 프롬프트 한 줄로 화려하게 프로젝트를 딸깍 만들 수 있지만 정작 그 안의 구성 요소나 동작 흐름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프로젝트를 설계하면서 고민해야할 부분을 AI가 대신함으로써, 사유의 주도권이 AI에게 넘어간 것이다.

인간은 비효율 속에서 성장할 수 있다고 한다. 누군가가 떠먹여다주는 것이 아닌, 문제를 풀기 위해 밤새 끙끙대고 삽질한 경험. 한 문장을 쓰기 위해 몇 시간 동안이나 책상 앞에 앉아 쓰고 지웠다 하는 경험 등. 어쩌면 딸깍 한번에 해결할 수 있는 일들을 투박하게 직접 부딪혀보고, 고민하는 흔적 속에서 우리의 능력이 만들어진다. AI로 추구하는 편리함과 효율성이 도리어 우리가 성장할 수 있는 힘을 앗아가는 것이다.

이에 앞으로 AI 시대의 차이는 AI를 통해 자기 사유를 단단하게 만드는 사람과 AI에게 자기 사유의 주도권을 내주는 사람으로 나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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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와 30대는 단지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시간이 아니다. 어떤 방식으로 자료를 읽는지, 문제를 어떻게 붙잡는지, 실패를 어떻게 해석하는지, 모르는 것을 어떻게 견디는지, 자신의 생각을 어떻게 문장으로 만드는지가 이 시기에 반복된다. 그리고 반복된 방식은 어느 순간 그 사람의 사고 습관이 되고, 사고 습관은 결국 그 사람의 인생이 된다. - 본문 중

우리가 알게 모르게 당장의 편리함을 위해 내려 놓던 선택들이 우리의 습관과 삶을 결정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사고의 주도권을 어떻게 지킬 것인가?

저자는 '판단하는 장치'가 앞으로 매우 중요할 것이라고 한다.

무엇이 옳고 그른지, 그리고 무엇을 책임져야 할지 판단은 인간의 몫이고, 이것을 결정하는 능력이 인간이 가져야 할 역량이다. 그리고 이를 연습하는 방법은 아래와 같다.

답을 내리기 전에 속도를 늦추기

결정을 내리기 전에 잠시 멈추고, 한번 더 물어보기. 이 결정이 어떤 전제 위에 있는지, 내가 놓치고 있는 변수는 없는지, 지금 선택이 어떤 파장을 만들 것인지.

선택의 이유를 언어로 설명하기

머릿속에만 있던 생각을 문장으로 옮겨보기. 내가 설명할 수 없는 것은 결국 내것으로 만들지 못한다.

결과를 감당하는 경험을 피하지 않기

판단을 머릿속에서 끝내지 말고, 실제 결과로 잇기. 결과를 해석하고 그 속에서 실패와 경험을 복기하고 내 것을 만들어야 한다.

불편함을 견디기

세상에는 답이 바로 나오지 않는 문제들이 더욱 많다. 가장 먼저 제시된 그럴듯한 답변에 현혹되지 말고, 여지를 남길 수도 있어야 한다. 판단은 확실성에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닌, 불확실성을 통과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진다.

그리고 좋은 질문이 중요하다. 결국 AI의 사고 흐름은 사람이 질문을 통해 이끌어 내는 것이고, 질문에 따라 논리적 종착지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좋은 질문은 언제나 자기 자신에서 출발한다. 내가 무엇을 알고 무엇을 모르는지, 또 어디까지 이해했고 어디에서 막히는지를 알 수 있어야 질문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메타인지와도 연결되는 부분인데, 내가 어떤 생각과 상태인지는 AI가 대신해줄 수 없고, 결국은 내 자신이 도출해야 하는 영역이다.

더 나아가 시야와 논리도 중요한 요소이다. 세상의 흐름을 읽고 세상을 설명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주어진 상황을 명확히 이해하고 올바른 판단을 내릴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내 생각을 문장으로 정리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또한 어떠한 현상을 보았을 때 그냥 지나치는 것이 아닌, 무엇인지 되묻는 습관이 필요하다고 한다.

마치며

요즘 안그래도 AI에게 내 판단과 책임을 위임하고, 생각을 내려놓고 살고 있었는데 경종을 울리는 대목이 많았다.

특히 비효율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다. 돌이켜보면 당시에는 효율을 중시한답시고 AI에게 위임했던 순간들이 많았다.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방향성을 잃어버리고 뚜렷한 성과도 없는 비효율로 이어진 적이 많은 것 같다. 오히려 당장은 고되고, 지지부진할지라도 의도적으로 불편함을 마주하고 내 것으로 만드는 자세가 필요함을 느꼈다.

마지막으로는 자기 이해이다. 결국은 나 자신에 대해 잘 이해하고 내 언어로 표현할 수 있어야 좋은 질문과 방향성을 이끌어 낼 수 있다. 하지만 요즘 나를 이해하려는 노력이 소홀하지 않았나 싶다.

여담으로 정말 오랜만에 AI 도움을 일절 안 받고 글을 썼는데, 짧은 분량임에도 무척이나 힘이 든다. 하지만 확실히 잠시나마 잊고 있었던 사색과 글쓰기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었던 것 같다. 요 근래 블로그 글을 안 쓴지 오래되었는데, 이번 계기로 다시 블로그 글을 다시 남겨보고자 한다.

AI와 세상은 계속해서 발전할 것이며, 인간의 역할에 대한 물음은 지속될 것이다. 하지만 어떤 시대가 되었든 나를 잃지 않고, 알아가는 것이 다가오는 시대에 대한 첫걸음이라고 생각하며 글을 마친다.